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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교육 sketch

우리 애 창피해서 학교 잘 다니겠어요?

by sketch 2011.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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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서 오랜만에 커트 를 했다.

원장님의 한 마디.

" 머리가 엄청 길었네요. "

초등학교 자녀를 둔 원장님에게 궁금한 점이 생겼다.

" 원장님! 초등학교에서 인성 교육 잘 시키는 것 같아요?"

라고 묻자 원장님은

" 인성교육은 집에서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조금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셨다.

 

어렸을 때의 교육이 평생의 방향을 정하게 된다.


옆에서 파마를 하시던 한 아주머니께서 이야기를 들으시다가

"도대체 정체가 뭐에요?" 라고 물으신다.

'정체가 뭐에요?' 라는 질문이 재미있게 들렸다. 청바지에 주황색 티셔츠 한 장 걸친 젊은 사람이 교육 어쩌고, 저쩌고 하니 이상하게 생각되었나보다. 알고보니 그 분은 딸과 사위가 수도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딸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를 해 주셨다.

딸이 다니는 학교는 수도권에서도 부자동네로 알려진 곳이란다. 그런 곳이라고 모두 부자들만 사는 것은 아니니까 교육 정책상 사회적배려 대상자를 위한 장학금 내지는 지원금이 나온다. 교사 초임 시절, 반에서 2명씩 대상자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받고 딸은 학급의 학생들 형편을 살펴보며 신중하게 2명의 학생을 선정했다.

그리고 어머니께 개인적으로 전화를 드려서 대상자로 선정해도 되겠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선정된 학생의 어머니가 학교로 찾아왔다고 한다.

교무실에서 학생이 보는 앞.

어머니는 무척 흥분을 하셨다. 이유는..

"아니! 그 대상자로 우리 아이를 선정하면 아이가 부끄러워서 학교 잘 다니겠어요?"

라고 난리를 피웠다고 한다. 자녀는 영문도 모르고 어머니와 선생님이 왜 그러시나? 하고 어쩔 줄 몰라했다고 한다.

초보교사인 딸.. 기회가 되어서 어머니에게 이런 사연을 이야기하면서

"좋은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어머니가 이러시니 대상자 선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것도 쉽게 하는 것이 아니네요" 라며 당황해했다고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고 일부 학부모의 이야기일 것이다.

 대상자로 선정했어도 그 학생의 형편이 어떻다는 것은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을 터인데, 단지 전화통화로 선정해도 되느냐는 말에 흥분한 학부모,

사회적배려 대상자를 위해서 예산이 책정되었어도 예산을 집행하려고 할 때 여러 변수들이 생긴다. 일선교육현장에서는 이런 알려지지 않은 일이 더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교육이 단순히 수학 공식같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각 교육현장에서 교사가 지혜롭게 풀어가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소통, 설득, 이해, 배려, 가면 갈수록 교사에게 완벽을 요구하게 되는데 교사도 인간인데 이런 기대를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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