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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날에 고향에 다녀오면서 가뭄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번 뉴스에 호남지방에 눈이 많이 왔다고 해서 내심 걱정하면서 내려갔었습니다. 고향인 화순 시외버스 종점에 내려서 택시를 타게 되었습니다.
택시 안에서 주변에 쌓인 눈들을 보면서 기사님에게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이번에 눈 많이 왔죠?"
기사님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 다른 데 눈 많이 왔다고 하는데 이곳은 눈 거의 안왔어요. 지난 여름 이후 비다운 비 한번 내리지 않았어요. 이번에 눈이 조금 왔는데 차가 왔다갔다 하니까 다 녹았죠."
기사님의 말대로 고향집으로 가는 도로는 눈이 다 녹아 있었습니다. 뉴스의 보도에 괜히 걱정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고향집에 방문했을 때 형과 형수님이 먼저 도착해 있었습니다. 설날 음식 마무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가지 특이했던 점은 물통에 물을 받아놓고 쓰는 것이었습니다. 토요일 밤에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져서 부엌으로 오는 수도관이 얼어버렸다고 합니다.
시골집은 수도물을 쓰지 않고 우물에서 물을 끌어올려서 쓰고 있습니다. 우물 옆에 설치된 모터를 켜면 부엌에서 물을 쓸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터를 켜기만 하면 항상 물을 쓸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날이 가물어서 우물도 말라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모터를 한 번 돌리고 나면 1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물을 써야 했습니다. 물이 나올 동안에는 물통에다 물을 받아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물통을 다시 부엌에 갖다놓고 하는 과정을 여러번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명절 전날은 부모님, 형, 형수님, 저 모두 밤 9시까지는 이일 저일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우물 물 끓이는 중
아버지는 지난 가을 이후로 너무 가물어서 비 다운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올해 중순에는 우물을 새로 파야 할 형편이라고 합니다. 우물 새로 파는 데 150만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원스럽게 솟아나오던 우물이 이제는 말라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물이라는 것이 정말 소중한 자원이라는 것을 이번 명절에 느끼고 왔습니다. 물을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편을 느꼈기 때문이죠. 한국은 물부족국가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 블로그뉴스로 송고하려다 보니 이런 기사는 현장취재에 어울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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