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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한 외국 관광객과의 대화

by sketch 2008.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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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나라 말인지..
















아침에 서산 해미를 가는 버스를 탈일이 있었습니다.

서산을 가는 버스는 직행과 완행 두 종류의 버스가 있습니다. 완행은 여러 곳을 거칩니다. 예산, 신례원, 홍성.. 그리고 그 외의 장소를 거치느라 해미까지 3시간 10분이 걸립니다.

버스표에 표시된 시간 10분 전에 버스 승차장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서산 직행 버스가 곧 떠나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외국인이 버스에서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터미널 직원 이 버스는 그 쪽 방향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외국인 잘 이해가 안되서 그런지 계속 티켓과 버스를 번갈아보고 있었습니다.

그 외국인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말을 걸게 되었습니다.

'Excuse me. May I help you?'

이 말을 하고 나서 순간 어쩌다가 말을 걸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 공부 손을 놓은지 10년 가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 온 이후 사실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었습니다.오히려 일본어를 더 배워야 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해미에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방향이었죠. 저의 표를 보여 주게 되었을 때 안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버스가 도착하게 되었을 때 제가 먼저 버스에 오르게 되었고 외국인 다른 좌석에 앉게 되었습니다.

경부고속도를 타고서 천안을 지나 예산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까지 2시간 가량 걸렸습니다. 예산 터미널에서 사람들이 몇명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도 내려야 하는 줄 알고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It's not Haemi. Yesan, Yesan.'


이 말을 듣고 나서 안심을 하는 듯 했습니다. 버스는 예산에서 5분간 머물게 되어서 화장실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다녀오는 사이에 그 외국분은 가방을 들고 내려서 몇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발음이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다시 버스에 오르게 되었고 바로 뒷좌석에 가서 앉았습니다. 그분은 가방에서 뭔가 책을 꺼내서 뭔가를 보여주었습니다. 영한사전이었습니다. 몇 글자를 가르치면서 이야기를 하게 될 때 그 외국인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외국인은 호주에서 왔고 배낭여행 중이었습니다. 해미에는 해미읍성이라는 곳에 방문할 계획이었습니다.

3시간 10분의 긴 여행시간, 그리고 여러번에 걸친 정차, 그리고 터미널에서의 대기시간 등으로 인해서 제대로 가고 있는가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입니다. 하긴 저도 버스를 타고 처음 가는 곳을 갈 때면 언제 내려야 하나 하고 이정표와 바깥 풍경을 자주 확인하는데 한국에 온 여행객이야 오죽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미에서 내리면 서로 다른 계획이 있기 때문에 버스 안에서 도착하면 어떤 말을 해 줘야 할지 메모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대전으로 돌아갈 때 필요한 도움 정도는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산 이후 5군데의 정거장을 지나서 해미가 가까워 질 때

"Next stop is haemi."

다음 정거장이 해미라고 알려주고 같이 내리게 되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 예상대로 대전에 다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정거장 바로 앞에 차표를 파는 슈퍼가 있었기에
"You can buy ticket this market."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몇시차가 있느냐는 질문에 시간을 확실히 몰랐기 때문에 같이 슈퍼에 들어가서 차 시간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3시간 정도 여유 시간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질문을 했습니다.

"Where is fortress.?'

해미읍성이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역시 정확한 위치를 몰랐기에 다시 한번 수퍼에 가서 위치를 물어보았습니다.

"Follow me."

같이 삼거리를 지나서 오른 쪽 방향으로 100m 가량에 해미읍성이 있었습니다.

"Over there."

저는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었습니다. 다음 장소로 갈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외국인은 악수를 하면서 허리를 45도 각도로 숙이면서 정중히 한국말로 인사를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외국인에게 이렇게 인사를 받고 보니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감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 대학 생활 이후 영어와 거의 담 쌓고 지내와서 그런지 그 동안 수없이 외우고 익혔던 단어와 숙어, 문장들이 거의 희미해져가고 있습니다. 하는 일 가운데서도 영어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는 형편입니다. 예고되지 않은 이번 만남이 그동안 배운 영어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첫번 째로 생활 영어를 경험해봤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수동적인 입장에서가 아니라 먼저 대화를 진행한 것에 의미를 둔 것입니다.

두번 째는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에게 목적지까지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비록 거의 모르는 영어지만 목적지까지 잘 찾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다시 돌아오는 차편까지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은 저나 그 사람이나 특별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번 째는 외국에 나가서 말이 잘 안 통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을지라도 손짓, 몸짓을 이용해서 의미를 전달할 수 있고, 영한사전, 한영사전 같은 것도 여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외국인이 사전을 가지고 의미전달을 한 것에 대해 저 자신이 어색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했던 것처럼 외국에서는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네번 째로 좀더 익숙하게 언어에 있어 준비가 되었더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이렇게 사람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배운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다시 영어에 조금 흥미가 생기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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