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KETCH/일상,단상

상수리 줍는 할아버지,아저씨 -대학에서 조금 심하셨다.

by sketch 2008. 9. 22.
728x90
반응형
대학 기숙사 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한 단과대학 앞에는 잔디밭을 지나 조그마한 숲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한편은 소나무, 한편은 참나무, 상수리 나무등으로 이루어진 숲입니다.

할아버지, 아저씨 몇분이 한 나무 밑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지켜보게 되었는데 허리높이 정도로 자른 막대기를 하늘로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한개도 아니고 6~7개를 연속해서 던졌습니다.

다 던진 후 땅에서 뭐가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상수리였습니다. 그렇게 한 번 다 줍고 난 후 나무를 한 번 더 던졌습니다. 저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가지고 온 망에 절반 정도를 채웠습니다

마침 나무 앞에서 공사를 하던 학교 직원이 식사를 마치고 온 모양입니다. 직원들이 앞에서 일을 하는데도 할아버지,아저씨들은 나무위로 한 번 더 나무를 던집니다.그 나무에 열매가 많이 맺히긴 했나봅니다.  (참 대담하신 분 같습니다. )

일하시던 직원 분이

"할아버지.. 상수리 줍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나무 던지면 잎들 떨어지고 길이 지저분해지잖아요! 청소하시는 분 힘들어서 되겠어요. 예!"

하며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할아버지, 아저씨들은 무안하셨는지..

"알았어요.." 하면서 자리를 떠났습니다. 직원분이 재치가 돋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학교에 있는 상수리 열매 같은 경우는 특별히 누가 관리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학교에는 매실, 보리수, 모과, 호두, 감, 상수리. 등의 유실수가 심겨져 있습니다.
길을 가다가 한 두개 따고 줍는 것은 크게 상관은 없지만,  열매가 맺힐 때 쯤 되면 동네 주민들 중 일부가 작정을 한 듯, 한 날에 모조리 휩쓸어 가곤 합니다.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죠.
작년에도 한 할아버지가 운동장 주변에 심겨진 감나무의 감을 장대를 가지고 와서 모조리 따간 적이 있습니다. 산책하던 한 아주머니 그 모습이 보기 안 좋으셨는지 화를 내셨습니다.
학교에서는 나무마다 '열매는 이곳에 있고 싶어요.' 라는 팻말을 부착해 놓았지만 그리 큰 영향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열매를 보면서 가을의 풍요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중간중간 이런 일로 인해 눈살이 찌푸져지기도 하는 대학의 풍경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