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KETCH/일상,단상

진흙탕에 뒹굴 것을 알고도..

by sketch 2009. 5. 19.
728x90
반응형

토요일까지 비가 많이 왔습니다.
일요일에는 비가 그치고 간간이 햇빛도 비취곤 했습니다. 선선한 바람도 불었습니다.
시원하기도 하면서, 햇빛도 강하지 않은 날씨. 저는 이런 날을 축구하기 좋은 날씨라고 합니다.

운동장이 그 동안의 비 때문에 질퍽해진 것만 빼면 정말 최적의 운동조건입니다.

운동장에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갖고 갔던 삽으로 고인물을 퍼서 다른 쪽으로 분산시키는 작업을 15분 정도 하면서 몸을 풀었습니다.

물은 퍼냈지만 땅은 그대로 진흙탕입니다.

축구화를 바꿔신어서 그런지 그날만큼은 정말 많이 넘어졌습니다. 상대방 수비수, 또는 공격수와 부딪히면서 그대로 땅에 엎어지고, 혼자 공몰고 가다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정말 많이 넘어졌습니다.

상대팀 수비수와 부딪혔을 때는 아예 180도로 뒤집어 진 것 같습니다. 보호장구를 했어도 무릅과 팔뚝에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상처 주변에 묻어있는 진흙들.. 근처 수돗가로 가서 한번 씻어냈습니다.

그리고 또 뛰었습니다. 그런데 또 맨 땅바닥으로 넘어지고 맙니다. 또 흙이 묻습니다.

그러나 묻은 흙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끝까지 잘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축구 스코어 중에 제일 재미있는 스코어가 3:2 스코어라는 데, 이번 축구 경기에서는 그 점수가 나왔습니다. 정말 팽팽한 경기였죠.

비록 지기는 했지만요.

운동을 마치고 샤워하면서 다리와 팔에 마른 채 붙어있는 진흙이 눈에 띕니다.
경기가 마친 지금은 그 모든 것을 다 씻어냅니다.
 
하루가 지나 한 후배가 한마디 말을 건넵니다.

" 형! 어제 정말 많이 넘어지던걸요.~"

넘어지면 진흙탕에 뒹굴 것을 압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축구 하는 것을 피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진흙탕 속에 뒹굴더라도 함께 하는 것은 하나의 즐거움을 줍니다.

**) 축구를 좋아하는 일인의 이야기입니다. 훈련소에서 유격받을 때 유난히 진흙탕에 많이 빠졌던 기억이 스칩니다.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