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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축구하면서 든 생각 - 골, 승리로 모든 것을 보상받을 수 있을까?

by sketch 2008.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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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잘 걸려야 하는데..;












저녁 5시에 축구를 했습니다. 3팀이서 번갈아 가면서 전후반을 뛰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점심을 먹지 못해서 그런지 몸을 많이 풀고 뛰었는데도 평소보다 지치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결과는

전반 첫 게임 3:1 패, 두번째 게임 0:0

후반 첫게임 0:0, 두번째 게임 1:0

대학생들 직장인들이 모여서 매주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끼리 가위바위보 해서 편을 나누는데 오늘은 대학생 두팀, 직장인 한팀으로 편을 나누겓 되었습니다. 처음에 수비를 하다가 윙으로 올라왔습니다. 실력도 부족한데 컨디션도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일어나는 실수에 스스로에게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마음이야 잘 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은데.. 역시 훈련 부족이라 그런지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갔지만 번번히 아쉽게 무산되는 것에 많은 아쉬움을 느끼는 경기였습니다. 마지막 경기는 직장인과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어려서 학생팀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인 선수들은 적어도 10년 이상 발을 맞춰 오신 분들이 절반 이상은 되는 팀입니다. 체력적으로 약하다고 생각되어도 조직적인 패스로 거의 비등비등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마쳤는데 스코어는 0:0이었습니다.

주심이 골든 골을 선언했습니다. 어떤 팀이든지 한 골만 먼저 넣으면 경기가 종료되는 경기였습니다. 서로 지치는 시기여서 그런지 양팀이 모두 기회가 많이 났습니다. 직장인 팀은 수비 한명을 남기고 있는 상황에서 슛한 것이 모두 골대를 벗어나거나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습니다. 그런가 하면 제 팀은 짧게 패스해가면 문전으로 쇄도한 것이 발에 빚맞은 경우가 많았고 트래핑이 엉성해서 골문 앞에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골든 골이지만 빨리 마무리를 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큰 시합이었습니다. 그러다 중앙수비수 학생이 쥐가 나서 쓰러졌습니다. 다른 학생으로 교체하고 나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스스로의 실수도 그렇고, 다른 사람의 실수도 겹치면서 지루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또 한번의 기회가 왔습니다. 크로스로 공이 날아온 것이었습니다. 바운드 된 공을 가슴으로 트래핑, 골키퍼와 1대 1일 상황에서 왼발 바같쪽으로 툭 차서 맞은편 골대 구석으로 넣었습니다.

마지막 골을 넣었기 때문일까요.

평소에는 골넣고 간단히 박수치고 인사하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고함을 질렀습니다.

경기 도중의 실수, 몸싸움 등에서 일어난 부상, 이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골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계는 8시 10분을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 중간중간에 어려운 순간들, 다시 반복하지 않던 순간들이 마지막에 그렇게 골 한방에 모두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상황마다 틀리겠지만 축구 시합은 승리라는 것으로, 골이라는 것으로 그동안의 모든 질타나 어려움, 실수 등을 보상받을 수 있는 경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다른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축구처럼 그렇게 한방으로 모든 것을 보상받을 수있을까? 과정 가운데 수많은 어려움, 잘 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는 않고 오히려 실수를 하는 상황, 그리고 관계 가운데서도 불편함을 겪는 상황들이 한번의 성공으로 모두 보상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다짐해보는 것은 그런 상황이 되더라도 거칠어지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것입니다. 축구를 하면서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는 너무나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  축구 끝나고 큰누님 집에 잠깐 갔다가 정리 이것저것 하고나서 대표팀 축구를 보았습니다. 중간 중간에 쥐나는 선수들 보면서 오늘 시합 중간에 쥐난 학생이 생각났습니다.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용량에 넘치는 경기를 했습니다. 한가지 생각든 것은 좀더 규칙적으로 세밀하게 운동을 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것입니다. 축구선수가 되려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삶의 관리를 위해서입니다.

** 다음 주에 행사를 준비하느라 마무리 점검을 하다보니 12시가 넘어버렸네요. 이제 6월 마지막 주입니다. 장마,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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